2021년의 회고
코로나와 군대
2/12/2022, 12:16:55 PM에 LiteHell이(가) 작성하고 11/19/2022, 5:07:57 PM에 수정함
카테고리 : Life
태그 : Retrospective
들어가는 말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쓸거리가 없다. 하기야 군대에서 스마트폰만 만지막거리며 놀고 있으니 그럴 것이다. 블로그를 썩히고 있는 것이 눈에 보여서 뭐라도 쓸까 생각하다가 회고를 안 한 것이 떠올라 이제서야 쓰려한다.
돌이켜보면 애매한 타이밍이긴 하다. 2월이니 연초는 맞긴 맞는데, 회고를 쓸 타이밍은 아닌 것 같은 타이밍. 보통 회고는 1월 초에 쓰는 게 무언의 관례니까. 뭐 어떻겠는가, 타이밍이 어쨌든간에 내가 쓰고 싶을 때 쓰면 되는 것이다.
작년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코로나와 군대의 해였다. 코로나때문에 집에서만 지내다가 군대에 들어간 순간 시간이 사라졌다. 올해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기를 소망하며, 지금부터 회고를 시작한다.
마지막 불꽃 (1~3월)
2021년 3월에 입대가 결정됐다. 3월에 군대가서 전역하면 내년 12월, 복학하기에 큰 무리없는 시기이다. 이를 위해 자격증을 따고 헌혈을 하고 학교증명서를 뗐다. 군대도 스펙을 준비해야 한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줄세우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군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무심코 어릴 적의 기억이 떠오른다, 한때 통일돼서 군대 안 가기를 기도하던 어린 시절이... 나에게도 그런 순수한 시절이 있었으매, 세월은 느리게 가는 듯하면서도 빠르게 흘러감을 상기한다.
이제 영장의 주사위는 굴러졌으니, 3월에 군대를 가기 전에 열심히 코딩하고 친구들 만나고 놀고 먹고 다니기로 결심했다. 훈련소에 들어가면 다시는 못 만날 친구들이오, 하기 어려울 코딩일텐데, 지금 최대한으로 해야 후회하지 않을테니까.
따라서 코딩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교내 커뮤니티 서비스인 어디로에 PR도 내고, 지금 보고 있는 블로그도 이때 완성했다. 현재 만화두레 홈페이지을 만드는 데 쓰인 fullcards 프로젝트도 1월부터 3월까지 firebase를 배우며 만들었다. (관련 블로그 글) 관계형 DB 스카마를 설계하기가 귀찮아서 firebase를 골랐는데, 빠르게 개발하는 데엔 나쁘지 않은 선택지이다. 지금 잘 굴러가는 만화두레 회원관리 사이트(백엔드, 프론트엔드)도 이때 많은 버그를 수정하고 여러 기능들을 개선했다.
그리고 2~3월동안 내 서버에서 돌아가던 모든 것들을 도커화했다. 여러 노드를 유동적으로 만들어야 하거나 로드밸런싱이 필요한 규모의 서비스는 없었기에, 단순하게 docker-compose를 이용해 서버내 서비스들을 각각 하나의 컨테이너들로 도커화했다. 그 전에는 pm2를 썼는데, Docker를 쓰니 확실히 편하긴 했다.
군대
3월에 진주로 내려와 입대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입영식같은 행사는 없었다. 차에서 내려 부모님과 헤어진 후 조교들의 지시에 따라 PCR검사를 받고 터벅터벅 생활관으로 걸어갔다. 그 걸어가는 길의 첫 인상은 주머니에 손 넣지 말고 걸으라던 조교의 큰 목소리였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특기교육을 받았다. 특기학교에서의 큰 변화는 자판기와 기가지니, 그리고 간이 BX가 있다는 점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면 기가지니로 아이돌 노래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간이 BX에서 주전부리를 사 먹으며 특기교육을 받았다. 자판기는 내 심심한 입을 달래주는 좋은 절친이었다. 특기교육은 전공자 기준으로 그리 어려운 내용이 없기에 성적도 무난하게 받을 수 있었다.
자대에서는 코딩을 쉬고 독서와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다. 코딩이야 어처피 전역하면 질리도록 할테니 부대 내에 있을때는 쉬고 싶었다. 아, 군내에서 해커톤도 열어서 신기했다.
마무리
회고를 하려했는데 딱히 할 게 없다. 아무래도 코로나와 군대때문에 그런 것 같다. 어서빨리 전역해서 재밌고 즐거운 것들을 하고 싶다.